여자들, 입장 바꿔서 생각해봐.
니네 남친이 데이트 하자면서
너를 용산 전자상가로 불렀어
신상 CPU가 나왔다며 i7 하스웰을 알아보더니
아무래도 고성능 CPU니까 메인보드가 받쳐줘야 한다며
H87급 보드를 보더니
보드와 지포스 GTX760의 궁합을 보고
이 시스템에 맞는 파워서플라이까지 알아본다.
다리 아프고 하품나오고 짜증이 머리 끝까지 솟구치지?
근데 남친이 너 심심할까봐 괜히 의견을 물어봐.
"이 정도면 배틀필드4가 풀옵으로 돌아갈까?"
꺄아아아아아아아아....
근데 여기서 끝이 아냐.
알고보니 배틀필드4는 AMD 그래픽카드에 최적화됐대.
그럼 라데온계열 R9 280X급 카드를 알아보고
그래픽카드에 맞춰 위의 역순으로 싹 다시 돌아야 되는거다.
어때.
니네 백화점에서 쇼핑하는 패턴이랑 똑같지 않냐?
남친 관심사가 컴퓨터가 아니라면 자동차로 바꿔 생각해보자.
2만원 주면 손세차 광나게 해주는 세차장이 널렸는데
20만원어치 세차용품을 사서 셀프로 세차를 한다.
ㅋㅋㅋㅋㅋ
이거 이해할 수 있는 사람?
남자가 샴푸를 살때 샴푸라고 써있기 때문에 사는건
그게 샴푸이기 때문인거다.
솔직히 나도 랑데뷰나 더블리치같은
조선시대 샴푸로 머리 감아도
딱히 비싼 샴푸랑 다른점을 모르겠거든.
더블리치 쓰니까 눈썹까지 바람에 찰랑찰랑하더라...
근데 지 몸엔 그렇게 돈 안쓰는 것들이
엔진오일 고를땐
합성유 몇프로짜린지,
파오 계열인지 에테르 계열인지
니네 샴푸 뒷면 뚫어져라 볼때처럼 똑같이 그러고 있다.
게다가 차에는 광택제를 쳐발쳐발...
유리코팅막을 쳐발쳐발...
지 얼굴엔 썬크림도 안 쳐발르면서
ㅋㅋㅋㅋㅋ
남자는 쇼핑이 싫은게 아니라
관심사가 다른 거다.
그러니까 백화점 데려왔으면
양심적으로 전자상가 한번 같이 가주든가
너는 패션관 남친은 전자나 스포츠관 따로 가든가
카페에서 쉬고 있으라고 하든가
좀 그러자.
